국민은행이 20∼29세 남녀 직장인 및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대의 소비·금융 형태' 보고서는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20대 젊은이 4명 중 1명은 카드 빚으로 다른 카드 빚을 돌려 막는 등 신용불량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에 따라 20대의 25%를 소비의식이나 신용상태에 주의가 요망되는 '비건전 불량그룹'으로 분류해 각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이 같은 현상은 비단 젊은 층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과소비 현상이 확산되면서 금융기관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지난 2개월 사이에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대 10%까지 치솟았다. 신용불량자 수는 7월 231만명을 넘어섰고 개인파산 신청 건수도 올 상반기 4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2% 늘었다. 이런 상태라면 곧 신용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기호 대통령 경제특보가 가계대출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의 수준에 달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개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정부와 금융기관 등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지나친 내수 활성화 정책과 손 쉬운 가계대출 치중, 무분별한 카드 발행 등이 겹쳤다. 그 결과 충동적인 과소비 현상이 만연하게 됐다. 능력이 없으면서 과도하게 소비하는 풍조가 어느 사이에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고 말았다.
제대로 된 금융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전한 금융 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한 학습 체계를 마련해 어릴 때부터 시행해야 한다. 신용불량자 급증은 곧바로 사회의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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