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이 회장은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월례 회의를 마친후 정 의원의 대선 출마에 대한 소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게 본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답변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정 의원이) 털털하고 서민적이어서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언급은 정 의원의 대선 출마 자체에 대한 논평이라기보다는 정 의원 개인에 대한 평소의 생각으로 봐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회장은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에 대해서는 "법이 허락하면 낼 수도 있고, 안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주5일 근무제 추진에 대해 "대기업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며, 완전히 중소기업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재계가 정부 입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주5일 근무제는 중소기업이 못해서 못하는 것이지, 대기업이 못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며 "중소기업이 (주5일 근무제를) 따라갈 수 있느냐가 문제지 노사정위원회나, 정부나, 대기업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경영 수업중인 장남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보에 대해 "아직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설에 대해 이 회장은 "(언론에서는) 이제 그만하고 잊어버려도 좋다. KT 주식매각 때도 삼성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안믿지 않았느냐"며 자동차 사업을 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 회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김각중(金珏中) 전경련 회장의 뒤를 이어 차기 회장을 맡을 뜻이 있느냐고 묻자 "아직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측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맡을 뜻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안하겠다고 단정하진 않았다"며 "전경련 회장단과 고문단이 단독 추대할 경우에도 이 회장이 끝까지 고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반기 경기에 대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경기는 미국과 이라크간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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