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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병원파업의 불행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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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병원파업의 불행한 결말

입력
2002.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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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일째 장기파업 중이던 서울 강남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에 마침내 경찰력이 투입됐다. 경찰은 여경 3개 중대를 투입해 여성 노조원들을 연행했으나, 다행히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노사가 협상다운 협상도 하지 않고 환자의 불편만 계속되는 가운데,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형태로 장기파업이 일단락된 것이다. 그러나 경찰력 투입 이후 연행되지 않은 노조원들이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고, 민주노총의 반발도 거세 파업 진통이 당분간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안타까운 사태 속에 노사 양측의 협상미숙과 불성실, 정부의 안이한 대응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파업은 임금과 사학연금 부담금 문제, 노조의 인사권 참여범위 등 일상적 노사협상의 범위 안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파업은 장기화했고, 노조는 병원측이 협상은 않고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고발했다. 반면 병원측은 공익사업장인 병원에서 노동위원회 중재나 조정신청 중에 벌이는 파업은 불법이라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대부분이 여성인 병원노조가 다른 노조만큼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으나, 노조는 병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파업을 조기에 끝냈어야 했다. 협상에 소극적이었던 병원측도 파업 장기화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또 노동부가 좀더 능동적으로 중재활동에 나섰다면 경찰력 투입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도 다른 6개 병원의 노조원 1,500여명이 소모적인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해당 병원측은 조속히 노조와 협상을 재개하여 파업을 종료시켜야 하고, 정부는 노사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 2개 병원에 대한 경찰력 투입 후 민주노총은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강경투쟁이 장기화한 병원파업을 마무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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