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상륙작전'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5일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영화 '보스상륙작전'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음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고, 7일 영화사는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명서까지 냈다. 이어 8일 인터넷 뉴스 서비스는 영화사 마케팅 담당자의 입을 빌어 '영화사 홍보 전략에 넘어간 한나라당'이라는 기사를 띄웠고, 사태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이 담당자는 10일 "한나라당이 넘어오길 기다리고 의도적으로 기획한 '전략'은 아니었다"는 내용의 보도문을 다시 기자들에게 돌리며 사건수습에 나섰다.
영화를 홍보하는 전략은 다양하다. 평론가 극찬, 예매율 1위, 네티즌이 뽑은 보고 싶은 영화 등 선전을 나열하는 긍정적 전략이 있고, 이런 선전에 식상한 관객들을 더 자극하기 위해 '파문 우려' '노출 연기 논란' 등의 부정적 전략도 한 방법이다.
영화사는 처음부터 부정적 전략을 택했다. 제작발표회 현장을 룸살롱으로 꾸며 비난을 자초했고, '대한민국 검찰, 룸살롱을 개업했다'는 자극적, 공격적 선전 문구에 영화 속 정당 이름을 한나라당을 연상시키는 '장나라당' 등으로 설정, 끊임없이 검찰과 한나라당을 자극하는 것처럼 보였다. 영화사는 사건을 수습하려 "절대 거대 야당과 검찰을 이용한 적은 없다"고 말하지만 이미 수습의 길은 멀어보인다.
다행히 검찰은 초기 영화사에 전화 한 두 번 하는 것으로 '개입'을 끝냈지만, 한나라당은 보기 좋게 영화를 '장안의 화제작'으로 만든 것이다. 스타일은 다 구겨가며.
애초 이 영화는 고만고만한 조폭 오락 영화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작 영화의 개봉 공백을 틈탄 대규모 배급전략에 한나라당의 '자원 봉사(자봉)'에 힘입어 7, 8일 이틀간 전국 27만 5,000명의 관객으로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성인 에로물 '젖소부인' 시리즈의 제작자 한지일씨는 수년전, 음란한 제목의 비디오가 심의에 통과되면 "심의기구 문제 많다"는 식의 보도자료를 돌려 영화를 또 한번 화제로 만드는 고단수 전략을 구사했다.
물론 기자들은 대부분 그의 수를 읽고 기사화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왜 그 사실을 몰랐을까. 세상에는 만지면 만질수록 커지는 게 몇 가지 있다는 사실을. 혹 영화사와 러닝개런티 계약을? 농담입니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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