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공급과잉과 국내 설비 구조조정 등으로 시름을 앓았던 화학섬유 업종이 최근 제품가격 상승을 발판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11일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화섬업체인 태광산업과 동국실업의 주가가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듀폰에 이어 스판덱스 생산 세계 2위인 효성도 이틀 연속 상승하며 1만4,000원대를 회복했다. 고합에서 분할 재상장된 KP케미칼과 SK케미칼 코오롱 등 다른 화섬주들도 일제히 강세.
이처럼 침체장에서 화섬주들이 동반 급등한 것은 최근 중국 등 아시아지역의 화섬 수요 증가로 제품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화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달려 올 4월부터 스판덱스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 올해 초 1㎏당 8달러에 머물던 것이 최근 9.5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월 3,000톤에 머물던 중국지역 스판덱스 수요는 올 8월 4,100톤으로 급증한데다 국내 환편용(여성 니트류) 수요도 월 1,200톤에서 1만6,000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스판덱스 소재는 끊어지지 않고 탄력성이 뛰어나 양말, 스타킹, 여성용 란제리, 수영복 등에 주로 쓰이며 최근에는 스포츠웨어, 면티셔츠 등으로 활용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세계 생산량의 30%인 연 6만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판덱스 가격 상승 원인으로 중국내 스타킹과 봉제품 등 내수 수요증가와 내년 봄 시즌에 대비한 아시아지역 물량확보, 여성 니트류 등 국내 시장 수요증가, 9∼10월 2차 성수기의 계절적 요인 등을 꼽았다.
대우증권 이수혜 연구원은 "효성의 스판덱스 사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21%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라며 "중국내 스판덱스 공장(연산 4,000만톤)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했고 중국공장 증설(8,000만톤)도 앞당겨 내년까지 연산 1만2,000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어서 수요회복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월 1,600톤의 생산량 중 1,000톤을 중국에 공급하는 태광산업도 스판덱스의 매출비중이 높고 주식 유통물량이 2,000여주에 불과해 그만큼 주가 민감도도 크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화섬 수요가 니트에서 직물로 확산되는 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호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부진했던 화섬주들도 수급 개선으로 점차 바닥을 벗어나고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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