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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 "연체율 급증"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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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 "연체율 급증" 된서리

입력
2002.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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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 등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 급증이 증시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자산건전성 및 수익 악화를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민은행 신한지주 국민카드 등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주를 팔고 있고 증권사들은 금융기관의 실적악화 가능성을 감안,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지난해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계대출이 주식시장에서부터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등 돌리는 외국인

최근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태도가 심상찮다. 올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매도세로 일관했던 외국인들도 금융주만큼은 안정적으로 지분을 늘려왔던 터였다. 국민은행은 올들어 71∼72%의 외국인지분율을 꾸준히 유지해왔지만 지난달 27일이후 외국인들이 하루를 빼고 열흘을 내리 팔면서 외국인지분이 70%대로 떨어졌다. 신한지주도 외국인들이 지난달 28일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팔아, 외국인 지분이 50%대에서 49%대로 하락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29일부터 11일째 외국인들이 주식을 던지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담보대출의 한도를 줄이도록 함으로써 시중은행들이 돈 굴릴 곳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데도 원인이 있지만, 과도한 가계대출로 연체율이 앞으로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6개 겸업은행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작년말 7.4%에서 9.4%로 2.0%포인트, 10개 전업카드사는 5.8%에서 7.9%로 2.1%포인트 올랐다. 또 시중은행 가계대출 연체율도 작년말 1.21%에서 올 7월말 1.61%로 급등했다.

▶목표주가 하향 잇따라

연체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금융주에 대한 증권사들의 추정실적과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LG증권은 11일 국민은행의 올해 경상이익을 당초 3조4,399억원에서 3조1,630억원으로, 순이익을 2조3,804억원에서 2조1,888억원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9만3,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LG증권 이준재 연구위원은 "신용카드 연체율 급등에 따른 이익추정치 감소분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을 감안, 이같이 조정했다"고 밝혔다.

LG증권은 또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이 내년 1·4분기까지 계속 급등할 것이라며, 국민카드와 외환카드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4만7,6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2만3,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떨어뜨렸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이들 카드사들의 주가하락에는 연체율 급등이라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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