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비뚤어진 소비의식이 여든까지 간다?'11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20대의 소비·금융행태' 보고서는 20대의 무분별한 카드사용과 충동적 과소비가 위험수준에 와 있음을 잘 보여준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20대는 미국과 일본의 20대에 비해 소비의식이 불건전할 뿐 아니라 금융이용 행태도 방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는 '과소비'의 도구
20대의 불건전한 소비패턴은 신용카드의 이용행태를 보면 확연하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32%가 신용카드를 소지, 미국(58.3%)이나 일본(51.5%)에 비해 보유율은 낮지만 실제 사용액수는 오히려 이들 국가 대학생을 훨씬 능가한다. 예컨대 우리나라 대학생은 월평균 소득의 36.9%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미국 대학생은 24.4%, 일본은 21.9%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이용자 3명중 1명 꼴로 결제부족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연체를 경험한 비율도 19.8%에 달했다. 대학생의 경우 일본 대학생과 신용카드 사용률(28%대)은 비슷하나 결제부족 경험비율은 일본의 3배 수준. 결제자금이 부족했을 때 선택한 해결방법은 돌려막기가 38%로 가장 많았고,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11%에 이르렀다.
직장인을 포함한 우리나라 20대의 하루 최고 신용카드 사용액은 월평균 소득의 61.9%에 해당하는 평균 84만4,000원이며, 미혼의 경우 주로 의류, 잡화 구입이나 술값·식사비로 지출, 과소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신용카드 이용자의 25.4%는 카드 빚으로 다른 카드 빚을 갚는 '돌려막기'를한 경험이 있으며, 13.4%는 단 하루 사이에 월 소득보다 많은 액수를 카드로 결제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미혼 직장인 중 6.2%(20대 전체는 8.7%)는 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를 모두 사용하는 다중채무자로 분류돼 금융기관의 특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의식도 미흡
우리나라의 20대는 재정자립 등 전반적 금융의식에서도 미국이나 일본의 20대에 비해 건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우리나라 대학생은 월 수입의 약 70%를 부모에게 의존하는 데 반해 미국 대학생은 평균 14%, 일본 대학생은 평균 38%정도를 지원받아 큰 차이를 보였다.
용돈을 포함한 월평균 소득(1인당 약 89만원) 대비 소비비중도 한국의 대학생이 86.4%로 3개국 중 가장 높고 전체 소득 중 75∼100%를 소비하는 비중도 가장 높았다. 저축현황 역시 전혀 저축하지 않는 비율이 한국은 61.6%인데 반해 미국과 일본은 12.1%, 16.6%에 불과, 대조를 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20대 가운데 28%는 어디에서도 금융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으며, 교육받은 경우도 '저축의 필요성' 등 기초적인 항목에 집중돼 있는 등 교육수준이 열악한 상태"라며 "민·관·학을 연계하는 사회적인 금융교육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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