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퇴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칼 립켄 주니어(전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2,632경기에 연속으로 출장, '철인'이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메이저리그의 철인이 칼 립켄 주니어라면, 한국 프로야구의 철인은 최태원(32·SK)이다. 1995년 4월16일 광주 해태전으로 데뷔한 최태원은 지난달 23일 한화전에 출전하며 1,000 경기 연속출장의 대기록을 수립, 한국 프로 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그러나 10일 두산전에 최태원이 출장하지 못함에 따라 연속경기출장기록행진이 '1,014 경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6―5로 앞서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 이날 경기에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최태원을 투입할 수는 없다는 강병철 감독의 판단 때문이었다. SK의 한 관계자는 "최태원 스스로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고, 이날 7회말 수비가 끝난 후 신언호 수석코치가 출장이 어렵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0 경기 이상 연속출장은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고작 6명 밖에 이루지 못했고 66년 역사의 일본에서도 5명 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 때문에 야구계 일각에서는 "대기록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며 기록 중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태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한가지 목표를 이뤘으니,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가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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