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출신인 김태촌씨가 교도소에서 '호의호식'한 일이 아무래도 석연치 않아 보인다.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씨는 지난달 말 담배, 현금, 휴대전화기 등을 가지고 있다가 적발됐다. 법무부는 진주교도소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관련 교도관 11명을 고발하거나 징계위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가 어떤 경위로 반입금지 물품을 지니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그 와중에 법무부 교정국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진주교도소 직원이 쓴 것으로 보이는 "김씨에 대한 처우개선이 교정국 고위 간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랐다고 한다.사실 김씨의 행적은 오래 전부터 수상한 대목이 있었다. 지난해 4월 청송교도소에서 질병치료를 이유로 진주교도소로 옮겨갔을 때 "힘 있는 사람들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실제로 1990년 5월 김씨를 재구속시킨 검찰은 "김씨가 폐암 말기라며 한쪽 폐를 잘라내고 형집행정지를 받아 석방됐으나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그만큼 김씨가 수형생활을 피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이번에도 한쪽 폐밖에 남지 않은 사람이 폐결핵에 걸렸다면서도 담배를 피웠다는 것부터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교도관들이 직무를 태만히 함으로써 편의를 봐준 것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교도관들이 무더기로 관련된 사실로 미루어 보아 김씨의 배후에 '후원자'가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일을 법무부의 진상조사에만 맡길 게 아니라 검찰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김씨가 과연 정당한 이유로 청송교도소에서 진주교도소로 이감됐는지부터 시작해서 휴대전화기로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파헤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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