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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태권도 "8년만의 외출"/부산 AG참가 대표팀 용인서 막바지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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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태권도 "8년만의 외출"/부산 AG참가 대표팀 용인서 막바지 구슬땀

입력
200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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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비씨아르 코살람.(나는 정말 행복합니다)"10일 오후 용인대 태권도장. 도복이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방인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늦더위에 수련자들의 열기까지 더해져 도장이 후끈 달아올랐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쳤다.

남자 5명, 여자 3명으로 구성된 이방인 수련자들은 바로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아프가니스탄 태권도 대표팀. 탈레반 통치 이후 국제 스포츠무대에 나서지 못했다가 '8년 만의 외유'에 나선 이들이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굴람 라바니(26) 대표팀 코치는 "탈레반 치하에선 수련이 공식 금지됐었지만, 250만 국민 중에서 3만 명이 남몰래 연마할 정도로 태권도 열기가 뜨겁다"면서 "8년 만에 나온 이번 대회서 36억 아시아인에게 아프가니스탄의 힘을 보여 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라바니가 태권도를 처음 접한 것은 아홉 살 때. '이사원'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한국인 사범으로부터 신비의 무술을 배운 라바니는 이후 17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련에 열중했고, 지금은 아프가니스탄 태권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아홉살 때 태권도에 입문한 로야 자마니(22·여·고교 교사)는 "태권도는 나에게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시련을 극복하게 해준 힘이었다"고 말했다.

9·11 테러 이후 겪은 고충에 대해 묻자 자마니는 "그 일로 인해 아프간인도, 미국인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만 할뿐,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훈련할 곳을 찾지 못했던 이들에게 외국인 기숙사와 태권도장을 내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은 용인대 김정행 총장은 "내란과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스포츠가 희망의 불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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