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0일 김석수(金碩洙) 총리서리 인선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의혹이 일 만한 부분을 미리 공개하는 자세를 취했다.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은 인선 발표 직후 비공식적으로 김 서리 장남의 병역면제 사유, 삼성전자 사외이사 문제, 고향의 부동산 처리 경위를 밝혔다.청와대가 사전 해명을 하고 나선 것은 장상(張裳), 장대환(張大煥) 전 총리서리가 나중에 제기된 의혹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던 경험 때문이다. 미리 공개하고 이해를 구했으면 넘어갈 수도 있었을 문제인데 은폐 의혹이 제기돼 수습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전 해명은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식의 접근법으로 의혹 제기에 따른 쟁점화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또한 검증에 최선을 다했다는 호언도 접었다. 장대환 전 서리 때 청와대 관계자들이 "문제 없다"고 장담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박 실장은 "넓은 이해를 해 주면 고맙겠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정치권이나 국민과 되도록 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정서적 접근법이다. 박 실장은 "김 서리가 장남의 건강 문제가 공개되는 데 부담을 느껴 여러 차례 총리서리를 고사했다"는 뒷얘기까지 소개하며 '인간의 얼굴을 한' 검증을 희망했다.
/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