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수 신임 총리서리는 10일 "판사라면 자신 있는데, 총리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겸연쩍어 했다. 그만큼 그는 40여년 판사 외길 인생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1997년 대법관직을 마무리하면서 "변호사보다는 판사가 좋다"고 아쉬워할 정도로 공직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대학 동기인 윤관 전 대법원장과 함께 법조계 연세대 인맥의 양대 거두로 통하는 김 총리서리에 대해 법조계는 호평 일색이다. 소탈한 성품에 합리적인 통솔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판결은 법적 안정성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있으나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진취적 면모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서리의 특장은 친화력이다. 그는 요즘도 후배 법조인들과 격의 없이 폭탄주를 주고 받는다. 대법관 때 사비를 털어 청소부 등에게 직접 고기 꾸러미를 들려 줬고, 중앙선관위원장 때는 판공비 통장을 아예 총무과장에게 맡겨 직원 회식비로 사용하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와 함께 대법관을 지낸 이임수(李林洙·법무법인 김& 장) 변호사는 "호남형이면서 아랫사람을 잘 챙겼다"고 기억하면서 "그가 주도한 대법원 산악회에는 퇴직 직원까지 참여했다"고 회고했다.
김 총리서리는 등산을 좋아해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김 총리서리의 지인으로는 이시윤(李時潤)전 감사원장과 고시동기인 정해창(丁海昌) 안우만(安又萬) 전 법무장관,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이 있다. 그가 삼성전자 사외이사직을 맡게 된 것도 고시 10회 동기이자 삼성전자 고문이던 윤영철(尹永哲) 헌법재판소장의 부탁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김 총리서리는 변호사 개업 후에도 많은 일화를 남겼다. 고향친구로 함께 개업한 정순학(鄭淳學) 변호사는 "후배 판사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사실심인 1, 2심은 수임하지 않았고 수임료도 주는 대로 받았다"면서 "주위에서 그래서야 언제 돈을 버느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총리서리는 91년 국회의 대법관 임명 동의 때 역대 최고의 지지를 받았다. 엄윤성(嚴允晟·63)씨와 2남2녀.
경남 하동·70세 배재고·연세대 법대 서울지법 남부지원장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부산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중앙선관위원장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장 한국신문윤리위원장 정부 공직자윤리위원장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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