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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株" 기세등등

입력
200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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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풀무원) 3만6,400원, 3분카레(오뚜기) 2만8,550원, 참치캔(동원F& B) 2만7,700원….'식당 메뉴판이 아니다. 요즘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품들을 생산하는 기업의 10일 주가다. 건강이 사회의 주요 화두로 자리잡고 맞벌이 가정이 점증하는 등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서 이른바 '밥상 주식'들이 국내 증시시장에서 새로운 가치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불안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풀무원 오뚜기 동원F& B 등 '밥상주 3인방'은 불황을 모르는 듯 오히려 매출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현대증권 신희영 연구원은 "최근 한국인들의 음식소비 패턴을 이끄는 두 축은 헬스케어(건강)와 편의성"이라며 "소비 고급화 및 브랜드 충성도의 상승과 맞물려 이들 우량 식음료 업체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된장과 콩나물의 힘= 국내 최대 생식품업체로 두부·콩나물·장류를 주로 생산하는 풀무원은 하락장인 7·8월에도 쉼없이 오르는 '반란'을 펼쳐 지난해 9월 1만원이던 주가가 3만6,000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의 50% 정도인 포장두부와 콩나물 부문 매출이 2000년 이후 매달 20% 안팎으로 성장하는데다 할인점 백화점 등에 집중 납품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얻었다. 특히 할인점 점포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확실한 유통망 선점효과를 누리는 바람에 다른 업체의 진출과 경쟁을 힘들게 하고 있다.

■마요네즈와 참치 주가= 조미식품의 강자인 오뚜기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86억6,839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91.07% 급증했다. 마요네즈 등 양념류와 즉석 식품이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면서 올 1월 1만5,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3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동양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높은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내수 가치주"라며 "브랜드 파워가 크고 업종특성상 소비자 선호도가 쉽게 바뀌지 않아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산업 식품사업 부문에서 분사한 동원F& B는 참치캔 외에 음료와 육가공 냉동식품 부문이 성장하면서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3.9%늘어난 15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이익(129억원)을 넘어섰다. 덕분에 올 초 1만2,000원선이던 주가도 2만8,000원까지 올랐다.

■먹거리는 경기 후행= 증시 하락에도 아랑곳 않는 '먹거리주의 반란'에 대해 현대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경기가 위축돼도 먹는 건 먹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식음료 업종은 경기에 후행하고 소비둔화 속도도 느리다. 최근에는 수해로 과일·야채 가격이 오르면서 이들 즉석 식품류의 수요가 더 늘고있다. 추석 선물로 과일세트 대신 참치세트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지만, 구조조정 등으로 원가상승 압력이 그다지 크지 않아 4분기까지 실적호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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