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의 말바꾸기가 도를 넘고 있다. 축구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마당에 이같은 행태는 대표팀 전력약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협회 기술위원회는 지난달 6일 박항서 현 감독을 선임하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광우 사무총장은 최근 "임기는 아시안게임까지며 이후 새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고 기술위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그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남 총장은 앞서 "히딩크를 2006년 독일월드컵 감독으로 재영입키로 했다"고 말했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똑 같은 말로 발뺌, 협회의 공신력에 치명타를 안겼다.
협회는 히딩크의 남북통일축구 벤치 착석 문제에 대해서도 경기 이틀 전까지 "말도 안 된다"고 했다가 돌연 "앉기로 했다"고 바꿨다.
협회가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박 감독을 계속 흔들어대자 축구인들은 공분하고 있다. 허정무 KBS해설위원은 "최대한 힘을 실어줘야 할 협회가 스스로 택한 감독을 왜 흔드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그러나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박 감독의 괘씸죄를 따지기 위해 10일 기술위를 소집하는 등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일삼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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