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또 서리… 어이없다" ,민주 "대선 공정관리 적임"정치권은 10일 원칙적이고 조심스러운 반응에 머물면서도 김석수(金碩洙) 총리서리에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국회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 여부의 열쇠를 쥔 한나라당은 총리서리제의 위헌성에 대한 비난은 거듭하면서도 김 서리 개인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장상(張裳)· 장대환(張大煥) 전 서리의 임명 직후 자질과 도덕성 문제에 토를 달고 나섰던 태도와은 비교된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인준안이 부결된 전임자들과 달리 김 서리는 법관 출신으로 오랫동안 공직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검증된 인물일 것"이라며 "청와대도 이번에는 더욱 확실하게 검증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91년부터 93년 초까지 대법관으로 같이 근무했던 각별한 인연 때문인지 "무난한 분이다. 청문회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안될텐데…"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우리는 김 서리를 총리 내정자로만 간주할 것"이라고 서리제 불가 자세를 거듭 확인했다. 서청원 (徐淸源) 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오늘 대통령이 또 총리서리를 임명했는데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며 "서리는 위헌이므로 이를 철회하고 총리 대행을 임명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살아 온 역정과 각계의 평가에 비추어 김 서리가 청렴하고 도덕적이며 특히 당면 최대과제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 선거의 공명정대한 관리에 적임이라고 판단한다"고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또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도 "청문회를 통해 검증해야겠지만 김 서리는 청렴하고 소신 있는 분으로 총리직 수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시민단체 "검증 흐지부지 경계" , 법조계 "친화력 갖춰" 환영
민단체들은 김석수 총리서리에 대해 대체로 "국정을공정하고 무리없이 수행할 분"이라고 평가, 이전 두 서리보다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고계현(高桂鉉) 경실련 정책실장은 "중앙선관위원장 시절 업무처리의공정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평을 들었고, 법조계에서도 신망이 높은 만큼 연말 대선에서도 공정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식(金起式)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김 서리의 자질에 대해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총리인준이 두번 부결됐다고 해서 이번 청문회가 흐지부지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라며 "공직자의 직무능력과 윤리를검증한다는 취지에 따라 청문회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물론 김 서리의 지명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서울고법 이흥복(李興福) 수석부장판사는 "김 서리는 법조인으로는 드물게 친화력이 있는 분"이라며 "처신에도흠잡을 만한 부분이 없고 건강도 좋아 원활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포용력있고 법의식이투철해 총리로서 적임"이라고 반겼고, 오석준(吳碩峻) 대법원 공보관은 "재조시절판결이 매우 합리적이고 꼼꼼하며 법적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평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국정도 합리적으로 잘 풀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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