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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경영 기업 오래 못간다"…박용성 상의회장 "한국식 경영"에 재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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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경영 기업 오래 못간다"…박용성 상의회장 "한국식 경영"에 재일침

입력
200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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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을 요직에 앉히고, 경영권을 주면 망하기 딱 십상이다."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이 '한국식 경영'을 재차 비판하고 나섰다. 10일 박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기업들은 '패밀리 비즈니스(가업)'와 '비즈니스 패밀리'를 혼동하고 있다"며 특히 재벌의 가업경영을 지목했다.

그는 "환란 때 30대 그룹 중 16개가 무너진 것은 능력을 보지 않고 가족에게 회사를 물려준 가업경영 풍토 탓"이라며 "본인과 아들 딸까지 회사에 들어가 실장, 사장, 회장하는 기업은 오래 못간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국의 재벌도 지분은 유지하되, 회사 일은 능력있는 적임자에 맡기는 비즈니스 패밀리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런 사례로 외국의 볼보와 사브, 국내의 교보생명을 들었다.

박 회장은 또 엔론 등의 회계부정 사태로 흔들리는 '미국식 경영'의 대안으로 '한국식'이 거론되는 것에 강한 경계를 표했다. "일본식 아류를 따르다 환란을 맞은 과거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 두산중공업 회장인 그는 "두산이 과거 시장점유율 지상주의에 빠졌다가 골병이 들었던 것도 한국식 경영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의 파업문제와 관련, "지금은 전태일 시대나 6·29선언 이전처럼 근로자를 '부려먹는' 시기가 아니고, 사업주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면서 "노조도 '노동해방'같은 용어부터 버리고 전략·전술을 달라진 상황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노동계의 산별노조화에 대해 "미국 포드사가 5만명을 감원해도 노조파업이 없는 것처럼, 우리도 원칙이 지켜진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며 "조직화한 12%의 노조원 때문에 88%의 비노조원이 손해보는 현실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5일 근무제 정부안에 대해선 노사와 야당까지 반대해 정기국회 통과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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