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스포츠 하이라이트'가 9일 밤 방송에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선수가 타구에 맞아 부상하는 장면을 흥미거리로 소개, 시청자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문제가 된 내용은 '진기명기' 코너로 소개된, LA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서 LA의 일본 출신 투수 이시이 가즈히사가 휴스턴의 브라이언 헌터가 친 공에 왼쪽 이마를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장면. '스포츠 하이라이트'는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이시이가 공에 맞는 순간을 슬로모션으로 여러 차례 반복해, 재미있어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선수 부상이라는 안타까운 사실을 전달하면서 사건 자체를 보도한 뉴스와 달리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는 흥미에 치우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 그 장면이 나간 후 MBC 인터넷게시판에는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느냐"(조한민)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송도 필요하지만, 한 선수의 불행을 희화화해서는 안된다"(김동규) "박찬호가 중상을 입었는데 외국방송에서 진기명기 같은 코너에 내보낸다면 기분이 좋을까"(임정택) 등 네티즌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하이라이트' 유정형 PD는 "투수가 타구에 맞아 쓰러지는 것은 평소에 보기 드문 장면이기에 이시이 선수의 부상을 '진기명기' 코너에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인간의 불행을 진귀한 볼거리로 치부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까.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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