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내기업들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기전자, 정보통신, 금융, 유통, 자동차 등의 분야의 채용 증가세가 두드러져 취업난이 적잖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채용정보 전문업체인 인크루트가 최근 528개 상장·등록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4.2%인 339개 기업이 모두 4만2,800여명의 채용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해당기업의 지난해 하반기 채용규모(3만4,099명)에 비해 25.2%, 올 상반기(3만9,525명)에 비해서는 8.3%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신입·경력직 채용비율을 밝힌 300개 기업의 신입직 채용비율이 72.5%에 이르러 최근의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전기전자, 호황으로 대규모 인력채용
디지털 가전의 수요 급증과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69개 조사대상 기업중 48개사가 총 4,421명을 채용키로 했다. 상반기 750명을 뽑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채용규모를 1,250명(신입 1,000명)으로 늘렸고 LG전자도 1,500명(신입 1,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하반기에 200명, 삼성전기는 수시채용을 통해 100∼150명을 각각 뽑을 예정이다. 팬텍& 큐리텔(280명), LG이노텍(100명), LG산전(65명), SK텔레텍(80명), 삼보컴퓨터(59명) 등도 채용규모를 늘리며 청년실업 해소에 일조하고 있다. 정보통신 부문에서는 LG CNS(300명), 대우정보시스템(165명), 포스데이타(160명), 현대정보기술(100명) 등의 채용규모가 크며 SK텔레콤도 상반기보다 100% 이상 늘어난 130명을 뽑는다.
▶금융, 채용 증가세 '뚜렷'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금융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48.7% 늘어난 1,575명을 뽑는다. 상반기 채용이 없었던 기업은행은 9∼10월 100명의 신입사원을, 2000년과 지난해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국민은행은 다음달중 100명을 뽑는다. 국민은행은 특히 신입사원 전원을 해외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보내줄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하반기에 60명, 대구은행은 다음달초 80명을 공개채용할 계획이다.
카드업계에서는 LG카드가 신입사원 50명, 경력사원 10명 등 60명을 뽑기로 했고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증권(50∼100명), 교보증권(70명), 하나증권(40명) 등이 계획을 갖고 있다.
2001 사업연도에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보험업계선 교보자동차보험(285명), 동부화재(60명), 한일생명보험(60명), 현대해상보험(50명) 등이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유통·외식업은 채용규모 '최대'
유통, 외식·식음료업과 교육부문은 비정규직이 많긴 하지만 채용 규모면에서 최대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최근에는 3∼6개월 인턴채용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유통업도 비정규직에 대한 복리후생이 개선되고 있어 경력쌓기를 원하는 청년실업자들의 관심을 끈다.
롯데쇼핑은 1,400명의 정규직을 하반기에 채용하며 LG유통은 10월말∼11월 사이에 정규직 300명을 채용한다. 한국까르푸는 9∼10월 비정규직을 포함해 600명을, 신세계는 정규직 200명을 각각 채용한다.
▶자동차·제약도 전망 밝다
내수시장의 호황과 함께 수출물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자동차업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300명을 채용했던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하반기 600명을 뽑는다. 수시채용 위주로 선발하지만 10∼11월 대규모 공채도 병행할 계획이며 현대모비스와 르노삼성자동차도 올 하반기 각각 200명과 300명의 채용계획을 갖고 있다.
제약업종에서는 보령제약이 신입사원 60명을 포함한 86명을 뽑고 현대약품공업(86명), 일동제약(50명), 중외제약(50명), 종근당(40명) 등의 채용일정을 잡았다.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이 이달말 1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고 다음달 롯데건설이 30∼4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대우건설도 신입사원 50명을 포함한 100명을 12월초에 뽑는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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