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서리 인선이 오랜 산고(産苦) 끝에 10일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장대환(張大煥) 전 총리서리의 국회 인준이 부결된 후 꼬박 13일만의 후임 인선 매듭이다.인선의 어려움은 이번에 검증 리스트에 오른 후보들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주 중반까지 청와대가 검증한 대상자는 무려 47명에 달했다.
청와대는 정치권을 제외한 학계, 언론계, 여성계, 전직 관료 출신 가운데서 명망가를 추려 자체 검증 작업에 나섰으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완벽한' 인물은 극히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세 등 임대 소득에 대한 납세 여부까지 따지는 청문회의 잣대를 들이 대면 대부분 '문제 있음' 판정이 나왔다는 것이다. 흠 없는 몇몇 인사가 있기는 했으나 청와대의 총리직 제의에 청문회나 임기말 등의 이유를 들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총리 후보 찾기가 쉽지 않자 "시각을 달리 해 정치인 중에서 찾아 보자"는 의견이 대두했고 한승수(韓昇洙) 유엔총회 의장이 떠 올랐다. 한 의장은 상공부장관, 경제부총리,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3선 의원인 데다 유엔 총회 의장까지 지내 경력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질 게 없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6일 저녁 48번째 후보인 한 의장을 집중 검증했다. 검증 결과 별 문제가 없었고 현재 무소속이어서 정치적 중립도 유지할 수 있으리란 평가가 나왔다. 중진 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이 넓어 청문회의 날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막판에 "정치인 총리를 내세울 경우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런 우려가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이 계속되자 청와대는 주말과 월요일인 9일 총리직을 고사한 인사들과 다시 접촉, 설득작업을 벌였다. 애초에 난색을 표했던 한 인사가 청와대의 간곡한 삼고초려에 결국 수락하기로 마음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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