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가 최첨단 기술을 응용해 만든 우수 상품들이 기존 제약·식품업체의 생산 및 유통망을 타고 '넓은 시장'에 나서고 있다. 벤처들은 대기업의 자금과 유통망 인지도를 빌릴 수 있고, 대기업은 대규모 신규투자 없이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윈-윈(win-win)효과를 거둬 이들의 '밀월'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오폴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2㎜ 두께의 습윤 드레싱재 '메디폼'은 일동제약을 통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습윤 드레싱 처치는 상처 부위를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며 가피(딱지)가 없는 상태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별도의 연고제를 쓰지 않고도 치료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메디폼은 병원에서 심한 피부손상 치료에나 이용됐던 5㎜ 두께의 일반 습윤 드레싱재에 비해 얇고 가벼워 가정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폴 박명환 사장은 "미국 성형외과학회가 처치기간, 통증완화, 흉터억제 등 습윤 드레싱재가 갖춰야 할 모든 면에서 메디폼의 우수성을 인정했다"며 "이런 고급 기술이 일동제약의 인지도와 유통망을 타고 소비자들의 곁으로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인기 10대 여가수의 방송CF로 유명해진 일양약품의 '브레인트로피아 닷컴'은 바이오벤처 브레인트로피아(Braintropia)가 만든 두뇌 기능 증진 음료이다. 이 식품은 세계적인 두뇌연구 권위자인 서울대 의대 서유헌 교수가 설립한 브레인트로피아에서 개발한 두뇌 활성 성분 'BT-11'로 만들어진 것으로 학습력, 기억력,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일양약품은 설명했다. 일양약품 유태숙 상무는 "브레인트로피아 닷컴이 예상외로 높은 인기를 끌어 두뇌활성음료라는 새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제과는 유젠바이오와 기술을 제휴, 니코틴 제거 효과가 있는 기능성 껌 '니코엑스'를 내놓았다. 유젠바이오는 이에 앞서 니코틴이 체내에서 인체에 무해한 코티닌으로 전환되도록 촉진하는 신물질을 개발, 약국용 의약품인 '니코엔'으로 상품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동양제과가 유젠바이오 기술의 '대박 예감'을 놓치지 않고 일반 식품인 껌으로 재탄생시켰다. 니코엑스는 2월 출시 이후 월 평균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자일리톨 껌 돌풍으로 시작된 고기능 껌 시장의 2세대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성균관대 교내 벤처 성균바이오텍이 개발한 생리활성 물질 '옥타코사놀'은 종근당이 '롱타임 에프'라는 브랜드로 상품화했다. 옥타코사놀은 체내 에너지원 중 글리코겐의 저장량을 증가시켜 체력과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천연 원료. 롱타임 에프의 옥타코사놀 함량은 60%이다.
유진사이언스가 개발한 콜레스테롤 저하 식용유 '콜제로'는 제조원이 '오뚜기'로 찍혀 10월부터 판매된다. 오뚜기 콜제로 식용유는 유진사이언스의 관계사인 온바이오에 의해 생산되며, 오뚜기는 완제품을 구입해 브랜드만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오뚜기는 유진사이언스의 첨단 기술력과 자사의 마케팅 및 영업력이 결합된 이번 제휴로 향후 5년간 약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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