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원시림과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의 웅장한 숨결, 그리고 남국의 바다까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코타키나발루 지역이 허니무너들에게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해안리조트 일변도의 관광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에게 이곳은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대안이다.날씨가 좋은 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보르네오섬 북단 사바주의 소도시 코타키나발루에 들어서면 멀찌감치서 보이는 희끗한 산머리가 있다. 해발 4,101m로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키나발루 산이다. '코타'는 말레이시아 어로 '시'(市)라는 뜻이다. 현지인들에게는 '죽은 자들을 위한 영혼의 안식처'라 불리는 영산(靈山)이다.
산은 몸체를 드러내는 데 인색하다. 아무리 날씨가 맑아도 꼭 구름 한 자락씩은 걸쳐 있다. 푸른 천에 흰 물감을 쏟아 놓은 듯, 몽환적인 구름의 모양새마저 보통 산과는 확연히 다르다. 150만 년 전 화강암이 지표를 뚫고 솟아올라 생긴 이 산은 지금도 지각변동 때문에 1년에 5㎜씩 자란다고 한다.
해발 1,558m의 키나발루 공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버스로 두 시간, 완전히 오르려면 적어도 이틀은 잡아야 한다. 하지만 구름의 모양새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산봉우리를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흰 붓으로 거칠게 내려 그은 듯한 폭포 등 영산(靈山)이 뿜어내는 한기가 느껴져 반팔옷으로는 소름이 돋는다.
아무리 다양한 볼거리를 찾더라도 맑고 청명한 바닷물이 없는 동남아 여행은 뭔가 허전하다. 아기자기한 섬들을 둘러보는 호핑투어, 산호사 해안에서의 느긋한 휴식도 코타키나발루의 한 축이다. 사피, 마누칸 등 다섯 개의 섬이 있는 퉁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은 코타키나발루 앞바다에서 모터보트로 20분 남짓이면 도달할 수 있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물빛이 변하는 투명한 바다에서는 스노클링을 하지 않아도 멸치떼 같은 열대어의 유영이 보인다. 조개껍질 대신 고사리손 같은 새하얀 산호조각이 잔뜩 쌓여 있는 해안…. 바다의 매력은 밤에 들면서 더욱 짙어진다. 리조트의 조명시설이 비추면 하얀 백사장이 창백할 정도로 하얗게 빛난다. 밤바다는 더욱 칠흑같다.
코타키나발루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조트가 있다. 샹그릴라 리조트이다.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있다. 샹그릴라 탄중아루와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이다. 특히 라사리아 리조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5대 리조트에 꼽히는 특급 리조트로 명성이 자자하다.
샹그릴라 리조트에 머물며 허니문을 즐기는 패키지 상품이 있다. 탄중아루 페키지는 환영음료와 시원한 수건을 준비해 막 도착한 신혼부부를 맞는다. 모든 식사는 호텔식으로 과일바구니가 준비되며 휘트니스센터, 사우나 무료 이용, 그리고 요일별로 열리는 리조트 내의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호텔 앞바다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피섬에서 무동력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 때에는 호텔에서 마련한 도시락이 제공된다.
라사리아 리조트 패키지는 탄중아루와 거의 동일하다. 사피섬 해양 스포츠 일정 대신 야생 공원에서 오랑우탄 먹이주기, 정글 트레킹 등을 즐길 수 있다. (주)인터파크 여행사 (02-755-4200) 등에서 상품을 마련한다. 코타 키나발루 샹그릴라 리조트 서울사무소 (02)756-4488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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