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듯 친숙하고, 황량한 듯 아기자기 한 곳. 동남아시아이다. 자연과 문명이 잘 조화되어 있어 편한 여행에 제격이다. 맛있는 음식과 풍부한 볼거리가 있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다. 동남아시아의 유명 신혼여행지를 돌아본다.푸켓은 말레이어로 낮은 구릉, 높지않은 산이란 뜻이다.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태국에 속해있는 섬이라는 느낌보다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다가온다. 푸켓에서도 요즘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 피피섬과 크라비. 천혜의 경관을 지닌 휴양지이다.
피피섬은 알파벳 P자 모양으로 생겨 피피섬 이라 불리지만 말레이어로 '땔감나무가 많은' '숲이 우거진'이란 뜻을 갖고 있다. 섬 여행의 핵심은 스노클링. 라사다항에서 남서쪽 안다만해로 2시간 정도 여객선을 타고가면 여러 섬이 모여 있는 군도가 나온다. 푸른 바다의 유혹에 이끌려 배를 빌려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인근 섬으로 찾아 나간다. 경운기 엔진을 달아 놓은 듯 한 롱테일보트가 안내한다.
각 섬 사이사이는 2∼3m의 낮은 바다. 천연 수영장이 따로 없다. 수영을 못하는 초보자도 스노클링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준비한 빵을 물 속에 풀어 놓으면 어느 새 총천연색의 열대어가 빵을 톡톡 쪼아댄다.
잡힐 듯 손을 뻗어 보지만 손가락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간다. 인근 무인도로 가서 오붓한 시간을 지낼 수 있다. 안내자는 은근히 야간 나체 수영의 맛을 전한다. 깜깜한 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을 때의 해방감과 장난끼 그리고 설레임…. 저녁에는 피피섬의 고즈넉한 정취를 즐길 수 있다. 피곤한 몸을 전통 마사지에 맡기고, 선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
두 개의 섬 피피돈과 피피레이로 이루어진 이 낙원은 198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피피레이는 100m가 넘는 거대한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배를 타고 섬을 돌아볼 수 있다. 해적들이 살았던 동굴이 있다. 그 동굴안은 고급요리의 재료며, 기관지에 특효가 있다는 제비집이 숨어 있다.
피피섬 리조트는 바닷가에 인접한 곳에 자리잡고 있고 우리나라의 콘도미니엄 식으로 늘어져 있다. 테라스에 기대 서면 호텔 수영장의 푸른 빛, 넓게 펼쳐진 바다의 비취 빛, 수평선과 구별이 안갈 정도의 코발트색 하늘 등 다양한 푸른 색을 느낄 수 있다. OK투어(02-3705-2200) 등에서 여행상품을 마련해 놓고 있다. 크라비는 방콕에서 814㎞ 남쪽에 위치한 천혜의 휴양지. 한때 교통사정이 좋지 않아 유럽 관광객들만 쉬쉬하고 다녔던 이 곳은 최근 공항이 완성되고 도로가 넓어지면서 태국 차세대 관광의 핵으로 떠올랐다.
크라비는 열대 해변의 한가로운 정취와 거친 대륙적 기운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곳. 수많은 석회석 봉우리가 신비로운 풍광을 만들었다. 육지의 석회봉은 낙타의 등처럼 솟았고, 바다의 그것은 밑둥이 물에 깎여 신비한 섬의 모습을 연출한다. 마치 중국의 계림이 육지와 바다에 연이어 펼쳐진 듯한 느낌이다.
크라비 여행도 바다 위에서 이루어진다. 롱테일보트에 올라 섬들을 순회한다. 닭이 머리를 꼿꼿하게 든 채 서있는 듯한 닭섬,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는 해피 아일랜드, 섬은 아니지만 배를 타고 진입해야 하는 라이레이해변등이 크라비를 대표하는 절경이다.
배는 아무 섬에나 선다. 섬에 내려 자유롭게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크라비의 으뜸 매력은 한적함과 자유로움이다. 방콕의 흥청거림이나 푸켓섬에서의 숨막히는 일정은 없다. 태방여행사(02-734-2788) 등에서 상품을 취급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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