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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티어/신 훈 금호건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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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티어/신 훈 금호건설 사장

입력
200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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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5명 내외를 만났으니…. 글쎄요, 3,000명 정도 되겠네요. 주량도 많이 늘었습니다."올해 1월 취임한 금호산업 건설사업부(금호건설) 신훈(申勳·57·사진) 대표이사 사장은 불과 9개월 만에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전국 100여 곳의 공사 현장은 물론 발주처, 협력사까지 정신없이 돌아다닌 거리가 어느새 승용차로만 9만㎞를 넘었다. 그는 "건설회사 사장은 사무실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며 "사장이 직접 뛰는 것이 공사를 따내는 데 조금이라도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신 사장은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사실상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방불케 한다. 1971년 대한항공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줄곧 정보기술(IT) 관련업무에 종사했고 88년 아시아나항공 시스템담당 상무로 옮긴 뒤에는 금호그룹내 대표적인 CIO로 자리를 굳혔다. 99년 금호엔지니어링 대표 시절에도 사내 전산망으로 60곳의 현장을 연결해 수주·발주·공정 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금호건설로 옮겨 '발로 뛰는 CEO'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정보통신시스템 활용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항상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출장이나 이동 중에도 수시로 보고를 받고 전자결제를 합니다. 건설회사는 특히 현장과의 정보공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네크워크나 내부 통신망을 구축 활용해야 합니다." 이번 수해 때도 현장과 신 사장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아직 회사가 외환위기 이후 예전의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은 그가 풀어야 할 최대의 숙제다. 신 사장은 "기술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하수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사업과 SOC(사회기반시설)사업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수익성을 우선하는 경영을 펴나가고 있다"며 "타이어부문 매각이 마무리되고 회사가 안정되는 내년 이후에는 공격적인 경영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6년여만에 해외 사업도 다시 추진하고 있다. 90년대 베트남에서 추진하다 중단됐던 호텔·업무용 빌딩·상가 개발을 재개하기 위해 최근 실사팀을 파견했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신공항 건설사업에도 제안서를 냈다.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에서 건설·주택 관련 규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와 신 사장은 심기가 편치 않다. 집값 급등은 당연히 잡아야 할 일이지만, 정부 정책이 일관성없이 오락가락 하는 통에 도무지 사업전략을 안정적으로 수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지시할 수 밖에 없었다"며 "최근 정부대책으로 주택공급이 크게 위축돼 또다른 불씨를 잉태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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