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에 환절기 주의보가 내렸다. 체감온도(투자심리)가 뚝 떨어지면서 일교차(변동성)가 커진 점이 환절기와 비슷하다.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이다.우선 미국증시의 태풍이 두렵다. 미국시장에서 10월 중 '대폭락'이 많았던 사실이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1930년대 대공황은 10월 뉴욕증시의 폭락에서 시작됐고, 가깝게는 87년 10월19일 블랙먼데이를 떠올릴 수 있다. 90년 1월 다우존스는 2753.2포인트에서 시작했다. 고점에 비해 많이 빠졌다곤 하나 아직 현재 이 지수는 8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GDP 성장률은 연평균 2.83%에 그친 반면, 다우존스는 연평균 15%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90년 1월 종합주가지수 909.72포인트에서 시작해 아직도 700대 초반을 헤매고 있다. 연평균 0.6%의 마이너스 성장인 셈이다. 같은 기간 GDP 성장률은 연 6%.
이런 수치만 생각하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물며 잔치는 미국에서 벌였는데 막판에 설거지는 같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 지수 700대라는 찬물에 손을 담그라는 말같이 들려 섭섭하기 짝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돈은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강남지역의 아파트 한 동이 9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1,500개가 넘는 거래소와 코스닥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900억원을 넘는 회사는 270여 개에 불과하다. 9월 증시를 둘러싸고 악재가 계속 늘어나는 형국이지만, 700선 아래에선 저평가 상태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 회자되는 루머들이 뉴스가 될 때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본다.
김정래/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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