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학력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7일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서울대 폐지 문제까지 언급, 관심을 끌었다.노 후보는 이날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 월례토론회에 참석, "학벌주의는 한번 대학 졸업장을 따면 영원히 우려먹고 독점적 힘을 발휘해 끼리끼리 정보를 유통시켜 특권사회를 형성하는 병폐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벌주의를 타파하려면 우리사회의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계급과 계급사이에 존재하는 억압의 기제(機制)와 분위기를 바꾸는 한편 대학 서열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교평준화 제도가 앞으로 20∼30년 계속되면 지역의 특권 문화도 없어지고 특정 지역이 정권을 잡아도 권력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철학이 확고한 사람을 5년 간 줄곧 교육부장관으로 일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특히 "개인적으로 서울대를 없애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신문에 크게 실리기 때문에 없애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서울대를 폐지하려면 국민 합의도 있어야 하고 실천방법에 대한 국민 각자의 생각도 달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더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참모들은 "서울대 개혁 얘기조차 너무 민감해서 하지 말 것을 권했는데 후보가 폐지까지 거론했다"며 여론의 반응을 살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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