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의 대권전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숙고 중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 전 총리는 우선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는 안을 1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의 최근 행보는 이를 강하게 뒷받침해 준다. 그는 7일 민주당 중도파 의원 3명이 지원을 약속하며 신당 참여와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권유하자 "경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민주당과의 제휴에 대해 펄펄 뛰던 측근들이 1주일 전쯤부터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며 입장을 바꾼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부 구여권 출신과 중부권 의원에 한정돼 있는 민주당 내부 우호세력의 확대 여부, 노 후보의 지지도 추이 등이 이 전 총리의 신당 합류를 좌우할 변수들이다.
민주당과 별도로 신당을 만들어 대선에 나가는 방안이 이 전 총리의 2안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 내부의 뒷받침이 시원치 않아 경선 참여가 자칫 노 후보 들러리로 끝나게 될 위험이 있을 경우의 대비책이다. 독자 신당을 만들거나 민주당 내 반노 세력 및 자민련 등과 힘을 합쳐 '제3신당'을 만든 다음 대선에 나갈 생각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안 중 어떤 것을 택해도 이 전 총리로선 지지도를 올리고 힘을 키우는 게 시급한 과제다. 김종필(金鍾泌) 자민련총재 박근혜(朴槿惠) 한국미래연합 대표 등과의 회동 추진, 국정운영 관록을 담은 자서전 출판, 네티즌 지지모임 '한동네(가칭)'발족, 참모조직 강화 등이 모두 이를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민주당의 신당 추진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 전 총리는 이 달 말까지는 1차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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