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 수도권의 남양주 일대, 고양 일부지구, 화성시 및 인천 삼산지구 등에서는 이르면 11월부터 청약자격제한으로 1순위 경쟁자가 많게는 3분의1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따라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기회가 그만큼 커지지만, 한번 분양에 당첨되면 5년을 기다려야 1순위가 회복되기 때문에 아파트 청약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첨 경력없는 무주택자는
정부의 '9·4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청약통장을 이용해 전국 어디서건 아파트분양에 당첨됐다면 당첨일로부터 5년간은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1순위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 즉 2001년 8월 아파트에 당첨되고 바로 청약통장에 가입해 2년이 지난 2002년 8월 1순위 자격요건이 되더라도 2006년 9월까지는 1순위에서 배제되고 2순위로 남게 된다. 또 신규로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세대주가 아니거나 세대주라도 1가구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에는 1순위에서 제외된다. 즉 1가구 1통장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순위 경쟁자가 대거 탈락해 9·4대책의 제한을 받지 않는 통장 1순위자들은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당장 11월 초에 실시되는 10차 서울동시분양에서 상당수의 당첨 경력자와 2주택 이상 소유자들이 1순위에서 배제돼 청약경쟁률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약경쟁률이 낮아지는 대신 청약통장을 한번 사용하면 5년간 발이 묶이고 특히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년간 전매제한 조치까지 받기 때문에 청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부동산 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청약시장의 칼자루가 실수요자에게 넘어온 만큼 유망 아파트를 선별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수도권 지역에서 연내 공급되는 아파트는 모두 1만1,200가구 정도. 남양주 평내지구에서 금호건설, 중흥산업, 주택공사 등이 1,000가구 이상씩 분양하고 호평지구에서도 한라건설, 금강주택 등이 800여가구 이상씩 준비하고 있다. 인천삼산지구에서는 신성이 1,000여가구 이상을 공급한다.
1순위자들은 서울 동시분양이나 이들 대규모 단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며, 청약시기를 마냥 늦추는 것은 금물이다. 이들 지역은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5대1이상을 기록해 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경쟁률이 기준이하로 떨어질 경우 지구 지정에서 해제돼 순식간에 다시 과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순위 탈락자는
당첨경력과 2주택 이상 보유로 인해 1순위에서 배제되는 가입자들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용인, 평촌, 안양, 수원, 김포, 하남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눈길을 돌린다면 여전히 1순위 자격으로 청약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이번 대책에 따라 판교신도시 동측지역 140만평이 조기 개발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곳은 아직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데다 입주시기가 2007년으로 2년가량 앞당겨졌고 공급물량도 40평 이상 아파트가 2만4,700가구로 당초 계획보다 5,000가구 가량 늘어났다. 김 편집장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최근 아파트를 당첨받은 투자자도 다시 통장을 만들어 2년뒤 1순위를 확보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볼만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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