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의 아픔을 겪고 있는 강원 정선의 주민들이 서울에 올라와 정선아리랑 창극을 공연한다. 공연 수익금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강원지역 수재민을 돕는데 쓰인다.극단 무연시가 10∼15일 국립극장 야외무대 하늘극장에서 공연하는 정선아리랑 창극 페스티벌의 두 작품 '신들의 소리'와 '아우라지'의 출연진 50여명 가운데 극단 배우 20여명을 제외한 30여명은 정선아리랑 전수회 소속의 정선 주민들이다.
이들은 정선문화예술회관에 모여 연습을 해오다 공연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대부분 주택이 침수되고 논밭이 유실되는 피해를 당했다. 워낙 피해가 커 한때 공연 포기도 논의됐지만 정선과 정선아리랑을 알리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홍동주(55·정선군 북면)씨는 "수해로 끊긴 길을 돌아가는 바람에 연습장까지 가는데만 1시간 반이나 걸린다"면서 "피해 수습이 안돼 집이 아직도 엉망이지만 아침 10시 연습시간에 대기 위해 매일 7시 반이면 집을 나선다"고 했다.
극단 무연시 대표 김도후(41)씨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정선아리랑이 희망의 아리랑으로 거듭나 강원 지역, 특히 정선 수재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선아리랑 전수회는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마다 서울에서 오는 관광열차 손님들을 상대로 정선아리랑 창극을 공연해 왔으며, 올 봄에 수도권에서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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