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역은 산본신도시의 얼굴입니다."'산본역 사랑회'(회장 한상우·韓相雨·65)는 삭막한 도시에 훈풍을 불어넣는 자원봉사모임이다. 경기 군포시 산본신도시의 초입인 전철 4호선 산본역 주변을 내 집처럼 말끔히 가꾸는 게 이들이 맡은 역할이다.
이 단체 30여명의 회원은 모두 60세 이상의 고령이어서 30∼40대가 상당수 거주하고 있는 산본 주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산본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 덕에 얼굴을 알고 지내던 이들이 올 초 "보람있는 봉사활동을 해보자"는데 의기를 투합했다.
우선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상을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충북 음성 꽃동네,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 등 전국 10여곳을 자비를 들여 찾아 자원봉사 현장을 체험했다.
지역의 덕망있는 인사들을 초빙해 세미나도 갖는 등 수차례의 '사전연구' 끝에 집 바로 앞의 산본역에서부터 봉사활동을 펴기로 결론을 내렸다.
자녀들이 매일 이용하는 전철 역사가 불결한 것이 특히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산본역사는 장외 경륜장이 들어서 계단 등에 담배꽁초가 버려져있고 바닥 곳곳에 껌이 붙어 있는 등 지저분하기 짝이없다.
군포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지만 청소원이 3명에 불과, 청결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회원들이 산본역 청소에 본격 돌입한 5월부터 역사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연로한 회원들이 바닥에 붙어있는 껌을 떼어내고 빗자루를 들고 나서자 이용객들의 시선과 행동도 순식간에 바뀌었다. 무심코 버려졌던 담배 꽁초는 찾아 볼 수 없다.
'역사 사람들'도 속속 동참했다. 역사 내 백화점 상가 업주들은 하나 둘 청소에 동참했고, 장외 경륜장 이용객들도 오물을 버리지않게 됐다. 지난 여름에는 방학을 이용한 중·고생들도 자원봉사에 참여해 산본역 사랑회 회원들을 뿌듯하게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군포시 관계자와 산본역 인근의 행정기관 및 상가 입주자 등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인 역사 청결 켐페인이 벌어지기도했다.
이 모임 한상우 회장은 "운동하는 셈치고 전철역 청소에 나섰는데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인근 군포역이나 금정역에서도 자원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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