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평양에서 열릴 북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외무성 다나카 히토시(田中均·55)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현직에 취임한 그는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북한측과의 물밑 접촉을 지휘한 실무 총책임자다.8월 25, 26일 평양에서 열렸던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를 위한 외무 국장급 협의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하고 답신을 받아오는 '특사역'도 수행했다. 정상회담이 발표된 뒤 8월 31일부터 2일 간 중국의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측과의 사전협의를 담당한 회담 준비의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북한과의 물밑 접촉 경위나 정상회담의 예상 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그러나 도쿄(東京) 외교가에는 그가 김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북한 군부의 실력자들과의 비밀접촉 등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의 심중을 확인한 뒤 고이즈미 총리에게 정상회담을 강력히 건의했다는 소문이 많다.
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마친 뒤 다나카 국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일본이 주도권을 갖고 일북 관계를 정상화해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만들어낼 호기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교토(京都)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69년 외무성에 들어온 그는 북동아시아과장,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총합외교정책국 총무과장 등 요직을 두루 지내 일찌감치 외무관료의 최고위직인 사무차관 후보로 꼽혀왔다.
1996년 북미국 심의관 시절 미일 방위협력을 위한 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협의와 오키나와(沖)의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반환 교섭 등 어려운 물밑 협상을 담당한 경험이 많아 '극비 외교 전문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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