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권영길(權永吉) 대표는 과거 대선에서 '논외'로 치부됐던 진보정당 후보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권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의 경우 4∼5%, 4자 대결의 경우 2%대의 지지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가 속해 있는 민노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민련(6.5%)을 제치고 8.1%(134만376표)의 정당지지도를 얻어 '실험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현실 정치세력으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권 후보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의 지지층을 각각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권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보다는 노·정 후보측에게 피해를 안겨 줄 소지가 있다.
특히 대선이 박빙의 다자 대결 양상을 띠면 권 후보의 득표는 선거 승패까지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1997년 대선에서 1·2위 득표차가 1.6%포인트(39만 표)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그의 2∼5%대 지지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16대 대선은 진보정당인 민노당이 제도권에 확실히 정착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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