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라이벌이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1990년대 미 테니스를 양분했던 앤드리 애거시(32)와 피트 샘프러스(31)가 9일 새벽(한국시간) US오픈 결승전에서 격돌했다. 68년 이후 가장 나이든 선수끼리의 결승전이다. "이제 한물 갔다"는 평가를 일축하듯 둘은 전성기의 기량을 재연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애거시는 전날 준결승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던 11세 연하의 레이튼 휴이트(호주)를 3―1(6-4 7-6<7-5> 6-7<1-7> 6-2)로 물리쳤다. 샘프러스도 신예 스엥 스할켄(네덜란드)을 3―0(7-6<8-6> 7-6<7-4> 6-2)으로 제압,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애거시는 US오픈 2회를 포함해 메이저 7승, 샘프러스는 메이저 13승(US오픈 4회)을 달성한 스타. 유년시절부터 라이벌로 지내왔던 둘은 지금까지 투어에서 33번 격돌했다. 상대전적은 샘프러스가 19승14패로 앞서 있다. 4번 충돌한 메이저 대회 결승전적도 샘프러스가 3―1로 우세하다. 90·95년 US오픈 결승에선 샘프러스가 모두 이겼다. 하지만 샘프러스가 2000년 윔블던 우승 이후 아직까지 우승을 한 번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데 비해 애거시는 4승을 올려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해 왔다.
플레이 스타일도 정반대다. 샘프러스가 총알같은 서브와 공격적인 네트플레이를 하는 반면 애거시는 90년대 이후 최고의 베스트 리터너로 불릴만큼 '다이하드' 스타일이어서 둘의 노익장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한편 여자단식에서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우승했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결승에서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를 2―0(6-4 6-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99년 이 대회 챔피언 세레나는 올 시즌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메이저대회 자매간 결승 대결에서 모두 승리,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언니 비너스가 이겼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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