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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도서관이 장애인 눈·귀 되었으면"/남혜운 정보격차協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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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도서관이 장애인 눈·귀 되었으면"/남혜운 정보격차協사무총장

입력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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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개관한 장애인 전자도서관(www.opendigital.or.kr)에는 1만5,000권의 서적과 200여점의 영상물이 비치돼 있다. 정보격차협의회 남혜운(南惠云·38) 사무총장은 "전자도서관이 장애인의 눈과 귀, 손과 발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남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남씨는 서울대 법대 2년 재학중이던 1986년 선천성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렸다. 사시 1차에 합격한 상태였지만 법관의 꿈을 접어야 했다. 89년 졸업후 학원사업 등을 전전했지만 병은 악화했고 96년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해주는 도스 프로그램 '가라사대'를 통해 컴퓨터를 만났다. "캄캄한 세상에 빛이 흘러드는 기분이었어요, 흥분에 잠을 설쳤지요." 그 때부터 윈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스크린리더 개발에 직접 뛰어들었다. 99년 한빛소프트와 함께 '소리눈2000' 개발에 성공, 신지식인상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어요. 법전을 읽을 수 없게 됐을 때 삶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장애인에게 책 읽기는 취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통로입니다." 사회과학, 소설, 신문 등이 음성변환 된 PDF전자도서 원문으로 제공되고,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영화VOD에는 화면해설(시각장애인)이나 자막처리(청각장애인)가 덧붙여진다. 남씨는 "책장을 넘기기조차 힘든 지체장애인도 안방에서 쉽게 정보와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며 "모든 장애인의 매체로 기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기껏해야 안마사나 침술사가 유일한 직업이었죠. 1만여명의 장애인이 정보를 자유롭게 습득하고, 정상인과 온전하게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입니다." 남씨는 도서관을 완비하면 젊은 시절 그만 둘 수밖에 없었던 법률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보호법에 장애인 보장기구가 '생활에 필요한 물품'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런 법을 가지고 장애인복지에 진전이 있겠습니까?"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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