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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역사 /음식에 얽힌 정치·경제·사회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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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역사 /음식에 얽힌 정치·경제·사회史

입력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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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귈론 투생-사마 지음·이덕환 옮김 까치 발행·전2권 각권 1만7,000원버터는 고대 종교의식에서 성스럽거나 마술적인 식품으로 여겨졌다. 브르타뉴 사람들은 최근까지도 암환자 곁에 병을 흡수한다고 믿었던 버터를 놓아두었고, 베다 시대(BC 1,500년∼BC 600년)의 인도 사람들은 버터를 생명의 부활로 여겨 버터를 권하는 것이 기도의 한 형식이었다.

프랑스 역사학자인 마귈론 투생-사마의 '먹거리의 역사'는 이처럼 흥미있는 일화를 곁들여 인류의 먹거리 역사를 소개한다.

총 9부로 구성된 책은 먹거리의 기원, 먹거리에 얽힌 각국의 다양한 일화와 식습관, 역사적 배경은 물론 기호식품과 식품저장법등 먹거리의 모든 것을 망라했다. 시기적으로는 인류 최초의 먹거리였던 꿀을 비롯해 콩 버섯 근채류 등 수렵채취 시대의 먹거리에서부터 농경목축 시대의 육류와 곡물, 고대시대의 빵 기름 가금류, 르네상스 시대의 설탕 초콜릿 커피 차 등을 거쳐 현대의 식품가공기술과 다이어트학까지 소개한다.

가령 마가린의 예를 들자면 나폴레옹 3세가 1869년 "해군과 서민들이 버터 대신 먹을 수 있고 오래 보관해도 냄새가 나지 않는 식품을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처음 제조되었고, '마가린'이라는 이름은 '진주 같은' (그리스어로 마가리타스)이란 뜻이며, 당시 상류층에게는 인기가 없다가 1910년 새로운 공정이 개발되고 나서야 버터의 대체식품으로 자리잡게 됐다는 식의 설명이 이어진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먹거리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문명이 발생되며 지식이 전파되어 왔다. 책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음식에 얽힌 신화,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과학 이야기를 풍부하게 실어 단순한 음식사를 넘어서 사회사, 자연사로도 읽힌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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