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4일 동해상에 출현했던 괴선박의 정체를 놓고 일본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일본 방위청이 공개한 괴선박 사진에는 '김책'이라는 배 이름과 연통에 그려진 북한 국기가 선명하다. 또 갑판에는 오징어잡이 때 사용하는 집어등과 어구가 놓여 있다. 또 지금까지 일본 연안에서 발견됐던 북한 공작선과 마찬가지로 선미가 소형 침투선이나 고무 보트를 실을 수 있는 개폐식으로 돼 있다.
이같은 점을 근거로 이 괴선박이 북한 어선으로 위장한 공작선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배 이름 자체를 일본 어선으로 위장하고 갑판에 통신용 안테나가 많았던 지금까지의 북한 공작선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일본 연안에 침투하려는 공작선이 북한 국기와 한글 배 이름을 부착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서 항해하던 북한 국기를 부착한 선박은 일반적인 북한 배로 봐야지 국적불명의 수상한 배를 뜻하는 '괴선박'이라는 개념 규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도 있다.
일본 정부가 괴선박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한 장소는 일본의 노토(能登) 반도에서 약 400㎞, 북한의 청진에서 약 350㎞, 러시아의 나호트카에서 약 250㎞ 떨어진 해역으로 러시아 EEZ에 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여러가지 문제점 때문에 일본 정부는 아직 이 괴선박이 북한의 공작선이라고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성향에 따라 일본의 EEZ를 침범했다가 돌아가던 북한 공작선이라는 주장부터 일본 정부의 과민 반응이라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괴선박의 정체를 놓고 보도가 천차만별이다. 일부 보수 언론들은 어선을 위장한 공작선으로 무언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정부의 진상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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