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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년]한반도에 몰아친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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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년]한반도에 몰아친 역풍

입력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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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로 촉발된 미국의 대 테러전으로 한반도에도 엄청난 역풍이 몰아쳤다.출범 당시부터 강경했던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시각은 더욱 악화했으며,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마저 한동안 경색됐다.

최근 들어 한반도 주변은 화해 분위기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가시지 않는 한 언제 다시 후퇴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9·11 이후 북한은 국제 사회의 반 테러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였다. 9·11 이튿날 북한 외무성은 "모든 형태의 테러, 그리고 테러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11월에는 테러에 대한 재정지원 금지협약과 인질반대 국제협약 가입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 후 2단계 대 테러전 대상의 하나로 북한을 지목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서 양측 관계는 냉각됐다. 이와 함께 북한측이 장관급 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연기했고, 11월 열린 6차 장관급 회담도 결렬되는 등 남북관계도 소강 국면으로 들어섰다.

올해 1월 부시 대통령이 연두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 으로 규정하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북한은 "황당무계한 궤변이며 선전포고"라면서 "전쟁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유엔 군축회의(CD)에서 북한 핵문제를 국제 안보의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을 촉구하는 등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전직 주한 미국 대사들의 방북을 거절하는 등 대화를 거부했다.

이같은 상황은 2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할 의사가 없고, 대북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4월 임동원(林東源)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했다. 또 서해교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의 압박과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화 제스처를 보이면서 사태는 화해 국면으로 들어섰다. 지난 달 브루나이에서 북·미 외무장관이 특사 방문에 합의하고, 북일 정상회담도 성사됐다. 남북 장관급회담도 재개됐다. 한편으로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 대응해 중국, 러시아와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그럼에도 향후 미국의 대 테러전 전개 상황에 따라 북한 미사일과 핵 사찰 등을 둘러싸고 분위기가 경색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북일 정상회담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의 예봉을 피하기 위해 취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 9·11 이후 부시의 對북한 발언

"나는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를 갖고 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확산 능력이 실제로 중단됐다는 보장을 원한다"(2001년 3월 8일 한미 정상회담)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해 테러리스트들이 이를 사용하게 할 경우 대량살상무기 개발 국가도 테러리스트와 다를 바 없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검증을 허용해야 한다"(2001년 11월 26일 백악관 기자회견)

"미국은 테러 분자들에게 은신처나 자금, 훈련, 장비 등을 제공하는 국가를 용납할 수도 없으며 용납치도 않을 것이다"(2001년 12월 11일 군사학교 연설)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악의 축'을 이룬다.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혈안인 이 정권들은 중대한 위협이다"(2002년 1월 29일 국정연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쟁을 일으킬 의도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 우리는 비무장지대 건너편에 우리에 대한 위협 세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어할 뿐이다"(2002년 2월 22일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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