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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이슬람의 의미는…/"9·11" 1년 이슬람 다룬 책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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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이슬람의 의미는…/"9·11" 1년 이슬람 다룬 책들 나와

입력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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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가 일어난 지 1년이 됐다. 세계를 경악케 한 이 사건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이슬람과 테러에 대한 새로운 조명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9·11 1주년을 맞아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돕고 테러를 새롭게 바라보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타미 연설문 모아

이 중 세예드 모함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의 연설문 모음집 '문명의 대화'(지식여행)와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버나드 루이스의 '무엇이 잘못되었나'(나무와 숲)는 시각은 서로 다르지만, 비교해가며 읽으면 이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책들이다.

하타미는 1997년 8월 대통령 취임 연설을 시작으로 국회 연설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줄기차게 문명간 대화를 촉구해왔다.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에겐 무조건적인 반(反)서구를 경계하라고, 서방에 대해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라고 촉구한다. 그는 "대화는 갈등과 충돌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해결책"이라며 문명의 차이를 초월한 자유와 평화, 개방을 시종 강조한다.

▶이슬람 내부 잘못을 지적

반면 버나드 루이스는 이슬람 내부의 잘못에 확대경을 댄다. 중세까지만 해도 세계를 제패했던 이슬람이 기독교 문명에 적대적이었고 종교적 성향을 배제한 시민사회의 발전을 이룩하지 못했으며 사회적 자원인 여성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교육과 외교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가난과 무지에 빠졌다는 게 루이스의 지적이다.

▶소수민족 분쟁원인은…

'끝나지 않은 전쟁'(청아출판사)에서는 팔레스타인, 쿠르드족은 물론 카슈미르, 코소보, 체첸 등 이슬람세계 소수민족 분쟁의 원인과 배경을 살피고 있다. 한국이슬람학회가 자료를 모으고 세미나와 워크숍 등에서 발표한 글을 새롭게 정리했다. 말과 글을 자유롭게 사용하려는 기초적 열망에서부터 자치권 확보와 독립 쟁취에 이르는 이슬람 소수 민족의 험난한 투쟁 과정을 드러내면서 이들 민족 역시 세상의 당당한 일부로 인정 받고 싶어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후세인, 이라크판 박정희"

요르단에 거주하는 중동 연구가 김동문씨의 '사담 후세인'(시공사)은 후세인에 대한 국내 최초의 본격 연구서. 유복자로 태어난 후세인이 반체제 투사의 길을 걷고 쿠데타에 성공한 뒤 최고 실력자가 되기까지의 역정을 써내려 갔다. 그의 청년기와 부모의 모습, 딸과의 망중한 등을 담은 사진 자료가 풍부하다. 극악한 테러리스트와 미 제국주의에 대항한 위대한 영웅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후세인을 바라보는 이라크 사람들의 생각을 인터뷰와 관련 자료를 통해 소개하면서 그를 '이라크판 박정희'라고 결론내린다.

▶팔人 고단한 삶을 만화로

'팔레스타인'(글논 그림밭)은 몰타 출신으로 미국서 활동중인 만화가 존 사코가 팔레스타인의 역사, 이스라엘과의 관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활을 만화와 짧은 글로 보여준다. 저자가 1991∼92년 이스라엘 점령지구에서 두 달간 생활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완성한 이 책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 넘치는 청년 실업자, 무자비한 경찰, 힘겨운 난민촌의 삶 등 팔레스타인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렸고 미국 중심의 시각을 탈피했다는 평을 받는다. 1996년 미국 도서출판 대상 수상작이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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