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5일 발표한 주5일 근무제 방안에 주5일 수업제가 포함됐다. 내년부터 희망하는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주5일 수업제를 월1회 시범실시한 뒤 이르면 50명 이상 사업장이 토요 휴무에 들어가는 2005년 하반기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다.일본에서는 올해 4월 첫 학기부터 국공립 초·중·고교에서 토요일을 쉬는 완전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고 있다.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들에게 시간·정신적 여유를 주어 자유롭게 취미활동이나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한다는 '여유있는 교육' 정책의 일환이다.
5일 수업제 첫 학기가 끝난 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은 64%가 "좋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부모들은 달랐다. "좋았다"가 30%, "좋지 않았다"가 36%,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가 32%로 나왔다.
5일 수업제를 떨떠름하게 여기는 부모들은 무엇보다 학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학비가 비싼 명문 사립학교들은 토요일에도 수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를 보낼 형편이 못되면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원에라도 보내야 하는데 학원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5일 수업제 시행을 앞둔 올해 초 일본의 사립 초·중·고 학교설명회는 어느 해보다 붐볐다. 상장한 대형 유명학원의 주가도 치솟았다. 아이에게 어떻게든 공부를 많이 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심정이 반영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의 학교 밖 시간이 늘어나 사교육비 부담이 더욱 무거워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마도 일본처럼 토요일은 통째로 '학원일'이나 '과외일'이 될지도 모른다.
일본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도 주5일 수업제는 주5일 근무제와는 또다른 차원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교육환경을 다각도로 검토해 치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신윤석 도쿄 특파원 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