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가 길어지면서 코스닥시장의 새내기주들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사가 주식매입으로 주가를 지지하는 '시장 조성'도 급증하고 있다.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7월 이후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된 24개의 종목 중 60%인 15개사가 시장조성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성이란 코스닥 등록 후 1개월 이내에 주가가 20% 이상 급락할 위험이 있을 때 등록을 대행했던 주간 증권사가 공모가의 80%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들여 주가를 떠받쳐야하는 제도다.
7·8월 신규등록주 가운데 시장 조성을 하지 않은 종목은 토탈소프트뱅크, 이앤이시스템, 지엔텍, 다스텍,이모션, 필링크, 엠아이자카텍 등 7개 종목에 불과했다. 아비코전자 대원씨아이 시그엔 크린에어텍 등 11개 종목은 시장조성을 완료했으며, 이미지퀘스트 콜린스 컴텍코리아 휴먼텍코리아 등 4개사가 시장조성을 진행중이다.
증권사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등록 첫날부터 주가가 하한가로 떨어져 8월 한달 내내 시장조성을 한 이미지퀘스트의 경우 주간 증권사인 한화증권이 사들인 금액이 62억원을 넘는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이 사들인 크린에어텍도 36억원에 달하고 삼성증권이 시장조성을 마친 아비코전자의 물량은 29억원이었다.
시장조성으로 주식을 사들인 증권사들은 주가가 다시 반등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한 달 간의 시장조성기간이 끝나면 손해를 감수하고 곧바로 손절매하고있다. 삼성증권은 아비코 시장조성 물량의 손절매로 4억7,400만원의 손실을 냈고 키움닷컴증권은 대원씨아이의 시장조성으로 1억84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현대증권(시그엔, -2억8,100만원), LG투자증권(에스피지, -1억1,900만원)도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등록주들의 부진은 코스닥시장의 장기 침체로 신규 종목의 거래가 한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등록기업을 분석하는 증권사들의 공모가 부풀리기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시장조성으로 보유한 과도한 물량을 주가 상승때마다 내놓아 단기간에 주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오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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