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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삼성전자 3분기 실적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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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삼성전자 3분기 실적 "촉각"

입력
200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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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4분기 예상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의 '프리어닝 시즌(Pre-Earning's Season)이 시작되자 시장이 또한번 요동치고 있다. 미국 기술주의 대표인 인텔은 6일 새벽(한국시간) 3분기 사전실적을 발표했다. 외국인이 최근 국내증시에서 자사주 매입을 끝낸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하는 것도 인텔의 실적 하향 등 반도체업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미국 기술주의 사전실적이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IT종목의 하락세도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반도체업종 장기 전망도 부정적

미국증시가 최근 몸살을 앓는 것은 실적악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 비록 5일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낙폭과대에 다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인텔의 실적 발표는 향후 장세 향방을 가늠할 주요 고비가 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3분기 실적이 63억∼69억 달러의 하단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4분기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 PC판매가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인텔의 매출과 이익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 인텔의 올해 매출액을 269억 달러에서 265억 달러로, 주당순이익은 55센트에서 51센트로 낮췄다. SG코웬의 애널리스트 마크 그로스만은 "9월 중 신학기 매출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거나 기업의 IT 지출 증가가 확인되지 않는 한 전망치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D램 경기의 회복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인피니온 관계자들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이 거세다"면서 "내년까지는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순익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비성 제품의 판매가 다소 늘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의 IT투자가 본격화하지 않으면 장기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기업들의 IT투자 감소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에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IT산업의 본격 회복은 내년 2분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별화는 삼성전자 실적이 좌우

국내 증시 역시 대표 기술주인 삼성전자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증권 조덕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6일에 이어 다시 200일선을 밑돌면서 미국증시의 영향 속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내증시의 홀로서기는 삼성전자의 향방에 달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가격 동향을 볼 때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를 상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현대증권 우동제 전자·반도체팀장은 "최근 강보합세인 DDR제품의 고정거래가격 인상시기가 늦춰지고 있고 반도체 D램 가격도 약세여서 3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 순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2분기 실적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D램 가격의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다"며 12개월 목표주가를 47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반면 삼성전자가 '놀랄만한' 실적을 올려 시장의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7.1% 증가한 2조원을 달성, 단기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영훈 연구원은 "TFT-LCD와 가전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단말기와 플래시메모리 부문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D램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원증권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0조1,860억원, 1조8,710억원으로 2분기보다 2.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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