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어린이를 고속도로 전자표지판과 방송을 통해 공개 수배하는 이른바 '앰버(Amber) 경고'시스템의 전국 확대 여부를 놓고 미국 전역이 시끄럽다.발단은 최근 엄청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어린이·청소년 납치사건 해결에 앰버 시스템이 큰 효과를 거두자 의회가 15개 주와 32개 지역에서 채택 중인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상정하면서부터이다.
어린이보호단체 등 관련 민간단체들은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나섰으나 경찰 등 행정당국은 경고 시스템의 남용이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을 반감시키고 수사과정에도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996년 텍사스 알링턴에서 납치돼 잔혹하게 살해된 9세 어린이의 이름에서 따 온 앰버 경고는 납치사건이 발생하면 고속도로 전자표지판과 TV, 라디오를 통해 이를 공개해 국민들의 제보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납치 및 실종사건 중 앰버 시스템이 발동된 13건이 모두 무사히 해결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30명의 납치된 어린이가 이 시스템 덕분에 생명을 건졌다.
그러나 각 주 보안관 등 당국은 "무차별적인 경고발동은 우유팩에 새겨진 실종 어린이 사진처럼 여론으로부터 무관심해질 수 있다" 며 어린이의 생명이 위협받을 경우에만 특화해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의원들은 이 같은 비판을 고려해 경고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발동할지에 대한 세부사항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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