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세계 여성을 울린 로버트 월러의 소설과 동명의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실제 무대인 미국 아이오와주의 시더(Cedar) 다리가 불에 탔다. 이 다리는 3일 밤 목조 지붕에 화재가 나 골조만 남기고 모두 타버렸다. 상판은 다리 밑의 개울로 떨어졌다. 소방당국은 다리에 전기 설비를 비롯해 화재를 낼 만한 아무 원인이 없다면서 방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1980년에도 매디슨 카운티 내의 다른 다리인 맥브라이드 브리지가 불에 탄 적이 있는데, 당시 범인은 애인과 헤어진 후 다리에 새겼던 자기 이름을 지워버리려고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1992년 월러의 소설로 나온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단 사흘 동안 사랑했지만 평생 동안 서로를 잊지 못한 시골 여성과 사진 작가의 애절한 사랑을 줄거리로 한 이 소설은 12개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적으로 1,200만부 이상이 팔렸다. 95년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로 만들어졌다.
1883년 만들어진 길이 23m의 이 목제 다리는 통행이 허용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다리로 98년 12만 8,000 달러를 들여 보수됐다. 미국의 '사적지' 중 하나로 지정돼 매년 가을에 축제가 열렸다. 현재 매디슨 카운티에는 지붕 덮인 다리가 5개 밖에 남아있지 않다. 매디슨 카운티 주민들은 "차를 타고 이 다리를 지나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추억이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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