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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체육계 南南화합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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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체육계 南南화합 먼저

입력
200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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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은 5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등 체육계 지도자 20여명을 초청,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체육계에 협조를 요청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해 상호 이해와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였다.그러나 분위기는 시작부터 냉랭해졌다. 장주호 대한올림픽위원회(KOC)부위원장이 KOC가 아시안게임 북한 참가와 관련한 남북 실무회담에서 배제됐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김 장관이 직설적 언사로 이를 반박한 것이다.

장 부위원장은 "남북 실무회담의 14개 합의사항은 잘 모르나 왜 당당하게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지 않는지, 북한팀 경비지원은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BAGOC)가 하는지 의아해 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KOC가 북한 올림픽위원회와 이런 문제를 협의했어야 하는데도 정부가 앞장서고 KOC가 따라가는 식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발언이다. 남북 실무회담은 정부가 아니라 조직위가 주도했고 KOC관계자도 회담대표로 참여했다"며 "부위원장으로서 상황파악도 못하고 합의사항도 모른다니 무책임하다"고 공박했다.

김 장관은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하는 문제는 KOC와 북측 올림픽위원회가 아니라 대회조직위가 북측과 다룰 사안"이라며 "왜 이 자리에서 KOC의 위상을 거론하느냐"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당황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이 나서 "KOC의 위상을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체육인이 사명감을 갖고 기여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바꾸려 애썼다. 이어 유홍종 아시안게임 선수단 단장이 "남북 합의사항이 홍보가 제대로 안돼 응원할 때 남남분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입을 닫았다.

한 참석자는 간담회를 마친 후 "남북화합 이전에 남남화합이 필요한 것 같다"고 촌평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앞으로 문화부와 체육계의 관계가 걱정스럽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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