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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일상속으로"

입력
200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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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는 지난달 신제품 '크랩버거' 출시와 함께 20대 안팎 주고객층을 대상으로 페라가모, 프라다 등 명품 지갑과 핸드백을 경품으로 내놨다. 그 결과 월 300만개가 넘는 매출 실적을 기록, 지난 해 히트상품인 김치버거의 출시 첫 달 기록(200만개)을 깼다. 중산층 주부가 주고객인 대형할인점 까르푸는 지난 달 '명품 경품' 행사를 벌여 30% 이상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했다.'명품 대중화'가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계층을 가리지않는 명품선호 열풍과 명품브랜드의 마케팅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등록된 명품 카페(동호회)는 700개를 넘어섰고, 한 카페 회원수는 3만명에 이른다.

▶명품 대중화전략 확산

이태리계 시계·보석 명품 브랜드인 불가리코리아는 최근 'B01'제품 라인의 중·저가(?) 모델을 다양화하며 소재와 디자인을 차별화, 90만원대 반지부터 110만원대 목걸이, 170만원대 시계 등을 내놓았다. 또 자회사인 불가리파르퓸의 향수제품을 백화점과 일반 화장품 전문매장에 출시했다.

구찌나 프라다 페라가모 등도 매장 증설과 함께 신문광고 등 본격적인 대중 마케팅을 시작했다. 프라다코리아의 경우 기존 8개 프라다 직영점 외에 연내 2개 매장을 추가하고, 스포츠 단독매장도 열 계획이다. 페라가모 크리스찬 디오르 등 일부 브랜드는 명품 대중화를 선도하는 20대 고객층을 겨냥, 품격보다 화려한 패션성을 강조한 5만∼10만원대 머리핀 등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학생들까지 명품지갑 선물을 원하는 추세이며 인기품목은 줄을 설 정도"라며 "아이템별 마케팅을 차별화해 잠재수요 계층을 실질 고객으로 끌어들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명품 차별화전략 고수

"진짜 명품 핸드백은 송아지 때부터 만들어집니다. 가죽에 흠집을 남기지 않기 위해 아예 카펫 위에서 키우는 거죠." 프랑스계 패션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한국지사는 본사 방침에 따라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루이뷔통이나 샤넬 등 소위 '1군(명품중의 명품)'으로 분류되는 브랜드에는 아예 '재고'라는 개념이 없다. 대다수 명품 브랜드가 이월·재고상품에 대해 연 2∼4차례 할인행사를 벌이거나 아예 일본이나 중국 등지로 떠넘기는 것과 달리 이들 브랜드는 전량 본사로 보내 폐기(루이뷔통 등)하거나, 고문변호사 입회하에 소각(샤넬 등)한다.

▶토종 업계 '산 넘어 산'

해외 명품들의 대중화·차별화 전략이 강화되면서 국내 명품 브랜드는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올 2월 매장을 재배치하면서 지하2층 500여평의 '로얄부띠끄' 32개 매장 전부(오디오브랜드 1개 포함)를 수입브랜드로 교체했다.

1985년 출범 당시 즐비했던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부띠끄들이 하나 둘, 수입 명품에 자리를 빼앗기다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7개 브랜드마저 2층 매장으로 쫓겨난 것이다. 현대 뿐 아니라 강남지역 백화점 로열층에서 화장품이나 패션 소품 관련 국내 브랜드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고, 이 같은 추세는 도심지역과 수도권으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박광혁이사는 "백화점 이미지를 위해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던 것은 옛날 얘기"라며 "명품의 자체 매출 외에 고객 유인효과 면에서 과거의 디자이너 부띠끄는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졸부들의 사치품' 식의 부정적 인식이 국내 패션·생활산업의 보호막 역할을 했던 시대는 끝난 지 오래"라며 "디자인과 품질, 마케팅에 이르는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치밀하고 체계적인 시장 전략과 경쟁력을 따라잡지 않는 한 토종 브랜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 유통경로·구매 주의점

해외 명품이 국내에 반입되는 경로는 크게 국내 지사형태 직진출 라이선스를 가진 국내 에이전시를 통한 진출 일반 수입업자가 해외 딜러나 대리점 할인점 등을 통해 반입(병행수입) 밀수 등 4가지다.

브랜드 관리에 철저한 1·2군 명품 브랜드들은 대부분 직진출 방식을 채택한다. 한국시장을 잘 모르거나 인지도가 다소 낮은 브랜드는 에이전시를 통한 간접 진출을 선호한다.

초창기에 에이전시를 통해 국내 상륙한 구찌(구 성주인터내셔널) 버버리(구 유로통상) 등은 명품시장이 커지자 직출로 전환한 케이스.

직영 매장이나 에이전시 매장을 이용할 경우 상품이 진품임이 보장되고, A/S가 확실한 대신 재고를 피하기 위해 소량만 반입하기 때문에 시즌 초기가 아니면 상품 종류가 적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병행수입 업체들은 매달 물건을 반입하고 평상시 20∼30%의 할인율을 적용하므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상대적으로 싼 값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유행이 지났거나 진품 여부가 불확실하고, 브랜드에 따라 병행수입 제품은 A/S가 안되는 것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병행수입 명품쇼핑몰 '럭셔리빌(lxuryvil.com)'의 이정민 실장은 "명품 구입시 본사가 발행한 판매리스트와 구매증명 영수증, 수입면장 등과 제품 일련번호를 대조·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들 서류마저 위조하는 일도 없지 않다"고 조언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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