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엘리자베스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21세기 한국축구의 대부는 옛 집에 돌아온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100여명의 보도진이 입국장에서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자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며 익살을 떨었다.
거스 히딩크(56·네덜란드) 감독이 4일 오전 입국, 2개월만에 한국땅을 밟았다. "고향에 다시 온 것처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태풍피해 소식에 놀랐다. 피해자들을 위해 뭔가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7일 남북통일축구경기를 참관하는 그는 4박5일의 일정을 마친 뒤 8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은.
"고향에 온 기분이다. 남북통일축구를 관전할 수 있게 돼 더욱 기쁘다. 그러나 태풍피해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니 가슴 아프다. 축구보다는 생명이 우선 아닌가."
―한일월드컵에 대한 유럽 현지의 평가는.
"한국대표팀의 놀라운 성적도 관심거리지만 한국 축구팬들의 응원열기를 더욱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년 뒤 한국축구대표팀을 다시 맡게 되는가.
"2년 뒤의 미래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다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6년 독일월드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할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협박편지를 받았는데.
"일부 과격팬들의 소행으로 여겨진다.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한국팬들의 응원문화는 유럽에서도 모델이 되고 있다."
/인천=이준택기자 nagne@hk.co.kr
■4박5일 "골든투어"
하룻밤에 10억원. 거스 히딩크 전 월드컵대표팀 감독(현 PSV아인트호벤)의 한국방문은 말 그대로 골든투어다. 히딩크는 입국 당일인 4일 오후 삼성카드와 광고계약을 했다. 계약기간 1년6개월에 계약금은 100만달러(약 12억원).
히딩크는 5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교보생명과 2년 계약기간에 180만달러(약 21억6,000만원)짜리 CF 계약을 한다.
교보생명은 또 히딩크 감독이 70세 이전에 사망할 경우 10억원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증권도 전달한다. 히딩크는 또 자서전의 인세로 3억원을 받는다.
6일에는 축구협회 기술고문으로 정식 계약한다. 정확한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축구협회 관계자는 "감독 당시의 보너스를 제외한 연봉(100만 달러)의 5분의 1정도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상을 모두 합하면 히딩크가 4박5일 동안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약 40억원(종신보험 제외). 연인 엘리자베스와 함께 한국을 찾은 히딩크 감독의 항공료와 체재비(하얏트 호텔 숙식비 등)도 모두 축구협회가 부담한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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