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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부동산대책 부처 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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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부동산대책 부처 알력

입력
200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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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발표하는데 아직도 협의만 합니까. 이젠 그만 확정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3일 정부 과천청사의 늦은 밤. '주택시장안정대책'에 포함될 아파트 등의 재산세 중과세 방안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 전화로 행정자치부 관계자와 씨름을 벌이고 있는 재정경제부 관계자에게 기자가 채근했다. 나흘간에 걸쳐 예상기사가 산발적으로 흘러나온 데다, 정부간 협의도 여의치 않아 너나없이 피곤한 상태였다.

수화기를 던지듯 내려놓은 재경부 관계자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누군 끝내고 싶지 않아 이럽니까. 이거 뭐 장난도 아니고…"라고 푸념했다.

재산세 과표 인상을 통해 부동산 보유과세를 강화하자는 방침에 처음부터 소극적이었던 행자부가 마지못해 내놓은 안이 재경부의 '기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행자부의 재산세 과표 조정안에 따르면 현재 6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연간 재산세 인상액이 400원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비장의 카드'로 재산세 중과세 방안을 서둘러 꺼냈던 재경부로서는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행자부는 "부동산 매매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에 이미 보유과세 성격이 있기때문에 거기에 더해 재산세를 급격히 올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행자부는 여기에 더해 "부가가치세와 달리 재산세는 주부들이 고지서를 받는 일종의 '체감세'"라며"나중에 조세저항을 누가 감당할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입장이다.

결국 이런 속사정 때문에 4일 발표된 '주택시장안정대책'에서 재산세 과세강화 방안은 구체적 내용 없이 '의지'만 표명하는 선에서 그치게 됐다. 양측의 합의 실패에는 남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부처간 감정싸움의 분위기가 크게 작용한 게 사실이다. 전 국민의 관심사인 부동산대책에서까지 정권말기의 행정균열이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장인철 경제부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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