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영화에도 '본적(本籍)'이 있다. '친구'는 부산, '네 발가락'은 광주, '패밀리'는 인천?최근 '패밀리'가 지방에서 예상외 성공을 거두면서 영화의 '지역색'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8월23일 개봉한 '패밀리'는 1일까지 서울에서 8만 9,388명, 지방 24만 7,357명의 관객을 모았다. 서울대 지방 비율이 1대 2.5를 넘는다. 일반적으로 서울과 지방 관객 비율은 1대 1.5∼2 수준. 서울에서는 객석점유율 35%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70개 스크린도 모자라 청주 경주 포항 등 지방 소도시로 개봉관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천에서는 2만5,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제작사인 영화마을 측은 "지방 관객들이 조폭 영화를 선호하는데다 평론가들의 악평에도 움직이지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며 "인천에서 촬영했다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네 발가락' 역시 지난 5월 10일 개봉, 서울에서는 2만명 내외의 흥행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나, 광주에서는 두 달 가까이 롱런해 체면을 살려 주었다. 부산에서 '친구'를 두세 번 본 관객이 많았듯, 광주에서는 '네 발가락'에 대한 애정이 유별했다. 광주에서 서울로 진출한 조폭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조폭 영화들이 지방에서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작가주의 영화는 설움이 크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는 서울 관객 29만명, 지방 관객 29만명으로 1대 1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관객이 나날이 줄고 있는 상황. 서울 변두리나 지방의 중소도시에서는 스크린을 '패밀리'에 내주고 있는 형편.
그렇다고 지방관객이 저급한 조폭 영화를 더 선호한다고 잘라 말할 수 없다. 장르 영화를 더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배급업자들의 영화 선택에서 '편견'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6일 개봉하는 '보스상륙작전'이 전국 220개 스크린을 점령하는 것을 보면.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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