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지면서 경상수지는 3,00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여행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대학생들의 각종 연수를 비롯, 휴가 때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일반 관광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해외여행은 기본적으로 장려되어야 한다. 국민은 해외여행을 통해 세상 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궁극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독일은 선진국 가운데 국민 1인당 해외 여행비용이 가장 많지만 해외여행을 더욱 장려하고 있다.
문제는 무분별한 과소비 여행이다. 올 여름 휴가철에 골프여행을 떠난 사람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2배나 늘었고 유럽의 호화 명품 쇼핑여행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과소비 해외여행은 국가 경제를 어렵게 하고 대외수지를 악화시킨다. 우리 나라는 독일과 사정이 다르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를 힘겹게 모면했고 지금도 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IMF 이후 위상추락을 경험한 중산층들은 최근 해외여행 등 소비성향을 높여가고 있는데, 부유층은 아예 호기를 만난 듯 해외에서 외화를 소비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관광객들은 해외에서 무절제하게 신용카드로 쇼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사치성 해외여행은 우리 사회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는 해외여행에 앞서 우리 국토를 먼저 알자는 국내관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해외여행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국민의 건전한 해외여행 풍토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기를 바란다.
한효민 여론조사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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