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하던 민주당내 신당 논의에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의 신당 참여 가능성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신당 참여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중도그룹 등 민주당 내 일부 세력은 이 전 총리 합류 추진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들은 이 전 총리가 신당에 참여할 때는 '홀몸'이 아니라 자민련 등과 보조를 맞춰 조직적 모습을 갖출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한화갑(韓和甲) 대표는 4일 SBS 라디오에 출연, '누가 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전 총리가 거론되고 있으며 당에서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영배(金令培) 신당추진위원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전 총리측이 신당 논의 마무리 시점을 15일로 못박지 말고 이 달 말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 한 대표와 협의를 거쳐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측 사이에 이미 상당한 대화가 오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은 "경선 참여 얘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나 무엇을 결정한 단계가 아니다.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으나 이 달 말까지는 더 지켜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 총리가 신당에 참여하면 경선 국면이 전개될 수 있지만 이러한 시나리오의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이 전 총리측은 신당이 백지신당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노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경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어느 정도 확인돼야 신당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이 전 총리의 도전을 받게 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측의 시큰둥한 입장도 큰 변수다. 표면적으로는 "(이 전 총리와) 경선을 못할 것도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전 총리와 경선하면 돈만 들이고 흥행이 되겠느냐. 국민들 눈에 또 하나의 정치 쇼로 비칠 뿐이다"는 등의 불만이 적지 않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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