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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참새는 大鵬의 뜻을 알기 어렵지만…

입력
200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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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을 통해 미 대통령들의 가십성 기사를 접하다 보면 미국의 대통령 비판은 흔한 일인 듯 생각될 때가 있다. 미 언론들은 대통령 비판에 주저함도, 제한구역도 없는 듯 착각될 때가 있다. 그럴 리는 없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이 쓰일 만큼 미국에서도 대통령의 힘은 막강하다. 대통령 비판 후 세무조사를 당했다는 작은 미디어 회사들의 폭로와 불평이 거대언론에 실리거나 투고도 된다. 비판이 쉽지 않음을 엿보게 한다.그럼에도, 현 부시 대통령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몇 달 전에 쏟아진 비판은 대통령이 되기 전 경영했던 야구단, 투자했던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행태와 특혜에 관련된 것이었다. 요즘 받는 비난은 이라크 전쟁계획과 관련한 것들이다.

물론, 부시는 국내정치와 관련하여 비판받을 때도 있다. 그런 경우 반드시 언급되는 인물은 국내정치 수석보좌관 칼 로브이다. 부시가 역대선거에서 민주당 아성이었던 캘리포니아를 방문하러 에어 포스 원을 탔던 8월 말, 로브는 기자들에게 2004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이 캘리포니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비꼬면서 보도를 했다. "어찌됐든, 로브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강한 막후정치가로 자신을 키워왔으니, 그의 말은 '선언'이다. 민주당은 귀 담아 들어야겠다."

부시 지지자들은 부시가 지도자로서 가지는 장점으로, 최고경영자에 가까운 통치스타일을 꼽는다. 경영대학원석사 출신인 때문인가, 부시는 무슨 일이든 방향만 정하고 나머지는 참모들에게 위임하므로 일 진전이 빠르고 참모들은 모두 스스로를 핵심참모로 자부한다고 한다. 로브 역시 그럴 것이다. 언론은 부시의 참모들을 부시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라부르는데 로브도 들어간다. 그는 대선승리 후 "워싱턴에 입성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할 만큼 부시에 충성스럽다.(www.famoustexans.com/karlrove.htm)

미 언론은 로브를 포함하여 스스로를 부시의 핵심참모라 여기는 인물들이 백악관에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귄위주의적인 문화가 생긴 것도 그렇지만 부시의 '충성스러운 지지자'가 백악관에 가득하니 '예스 맨'만 있게 된다는 것이다. 격렬한 논쟁도, 여론수렴을 위한 정보의 흘림도 없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도 한다.

요즈음 시중의 화제는 청와대의 충성스러운 참모 박지원 비서실장에 쏠려 있다. 참새들이 청와대와 그 비서실장 같은 대붕(大鵬)의 뜻을 알기 어렵지만 정치도 상식을 넘어서면 안된다는 것이 참새들 믿음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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